보청기를 사용하시는 분께 있어서 고장은 참으로 당혹스럽습니다.

보청기는 난청자분께 있어서 사실상 귀의 역할을 하고 있어 갑작스러운 보청기 고장은 ‘돌발성난청’과 유사한 심리적 공황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청기 사용에 있어서 ‘청소’와 ‘습기제거’를 ‘무한강조’합니다.


그런데 임상에서 고객을 접하다보면 의외로 귀지의 제거에 효과적인 보청기 청소를 소홀히 하시는데 과연 귀지는 어디서 왔을까요?

물론 귀지는 당연 귀안에서 발생합니다.


아래 그림은 귀 안의 외이도 벽에 붙어있는 귀지의 사진입니다.

이 귀지는 사람이 말을 할 때마다 발생하는 수만 번의 성대 진동에 의해 파쇄가 되어 귀 밖으로 조금씩 나오게 됩니다.



여기서 나온 귀지는 대개 외이도입구에 분포되어 있는 솜털에 매달려 있다가 보청기가 귀안으로 삽입될 때 리시버(receiver)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보청기의 리시버(receiver)에 자리 잡은 귀지는 완전하게 제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1주일에 한번 이상의 솔(brush)로 청소를 해주신다면 보청기 고장 없이 오래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먼저 이구전색의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은 검이경으로 본 외이도입니다. 중간에 이물질 같은게 보이시죠? 저것이 귀지(cerumen, ear wax)입니다.
사진처럼 고막이 안보일 정도로 귀지가 꽉 차있는 경우이구전색(impacted cerumen)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저 귀지가 없는 경우 검이경으로 귀 안을 들여다 보면 어떻게 보일까요?
궁금하시죠? ^^

드디어 고막이 보입니다. 그런데 고막이 붉어진 상태입니다. 문헌에 보니 정상 고막이 아니라 'acute otitis media with effusion'  즉, 이 고막은 급성 삼출성 중이염에 걸린 고막상태라고 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정상 고막을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오른쪽 하단에 광추(cone of light)도 보이고 반투명의 고막 뒷편의 이소골도 비쳐 보입니다.
아주 건강한 고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귀지는 우리 몸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귀지에 대한 잘못된 상식으로 인하여 귀지 관리를 그릇되게 함으로서 오히려 귀의 외이도에 상처가 생기거나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를 청능치료 임상에서 많이 접하게 됩니다. 
오늘은 이러한 귀지의 특성을 이해하고, 보청기를 착용하시는 분이 왜 귀지 관리를 하셔야 하는 지에 대한 이유를 밝혀보고자 합니다. 
자...시작합니다..  



1. 귀지의 생성 : 어떻게 생기나?
귀지는 외이도에 분포된 땀샘이나 이구선의 분비물, 박리된 표피에 의해 형성이 됩니다. 즉, 외이도 피부의 분비작용에 의해 생긴 것으로 귀지 또는 피지로 불리워집니다. 
             

그리고 귀지는 대개 외이도 입구부에 생깁니다. 위의 그림의 커서가 가리키는 위치쯤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귀지를 후비실 때 너무 안쪽을 후비시어 외이도 피부의 상처를 유발하기도하고, 중요한 것은 귀지 제가 잘 안되기도 합니다.

2. 귀지의 기능 : 무슨 기능을 할까?

귀지에는 단백질 분해효소, 라이소자임, 면역 글로블린, 지방 등의 여러 가지 성분이 들어 있어서

          1) 외이도 표면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2) 먼지나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이 고막까지 들어가지 못하도록 미리 방지

하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3. 귀지의 청소 : 굳이 제거해야할까요?
외이도와 고막의 피부는 표피층이 귀 바깥방향으로 자라나가게 돼 있어 귀지는 2.5~3cm 정도 길이의 외이도를 하루에 0.05mm의 속도로 이동하게 됩니다.
(귀지가 이동하는 것은 아래턱, 즉 하악의 움직임에 기인합니다.)

귀지가 많은 것은 병이 아니며 귀지가 많아도 소리를 듣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귀지를 면봉이나 귀이개로 억지로 후비다 보면...
 
          1) 연약한 외이도나 고막을 손상
          2) 귀지를 만드는 귀지선을 자극해서 오히려 귀지 분비가 더 늘어나는 역효과
          3) 가려움증과 통증을 유발

하게 됩니다. 따라서 귀지는 파지 말고 내버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귀지의 모습입니다. 육안으로도 보시기에 단단해보이고 색깔이 짙은 갈색을 띄는 것으로 보아 제법 오래된 귀지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귀지가 너무 커져 외이도를 막아버리는 이구전색(impacted cerumen)이 되어 소리의 전달을 막아 난청이 되었거나 통증이 생기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시어 외이도의 손상 없이 제거하시는 게 좋습니다. 

목욕이나 수영을 하다가 귀에 물이 들어간 경우에는 드라이어로 말리는 것이 좋고 집에서 꼭 귀를 파야겠다면 베이비오일을 면봉에 묻혀 외이도 겉에 있는 귀지만 최대한 주의해서 부드럽게 닦아내도록 합니다.

4. 귀지가 보청기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일단 귀지는 귀(외이도) 입구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기에 보청기를 착용하시다보면 필연적으로 보청기의 음이 나오는 스피커와 귀지의 만남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 귀지가 보청기의 스피커를 막아 음향이 작아지거나 또는 음질이 변할 수있습니다. 
또 샤워나 목욕을 하고나면 귀지가 수분을 흡수하게 되고 이 수분이 보청기의 스피커에 이동이 되어 결국에 보청기의 음질 저하를 초래하게 됩니다. 

결론은요~~~
보청기를 안끼시는 분들은 귀지 굳이 제거를 안하셔도 됩니다.
(이비인후과 선생님들은 귀지를 파지 말라고 주문하시죠~~~)
그러나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를 가셔서 확인하시는 것은 좋구요.

보청기를 착용하시는 분들은 미세한 귀지 등이 귀바퀴 근처 (즉, 외이도 입구)에 몰려있으므로 면봉 등으로 가볍게 입구부만 제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 면봉은 길거리에서 중국산 사용하지 마시고 약국에 가시면 소독된 면봉, 또는 유아용 면봉을 사용하시길 강력히 권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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