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호회 好好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

사람 목소리와 닮은 음색으로 편안함을, 때로는 설렘을

 



사람의 음색과 가장 닮은 소리를 내는 클라리넷. 그 매력에 흠뻑 빠진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원들이 연주 연습에 한창이다.


분당구 정자동 주택단지에 위치한 한 건물지하에는 매주 월요일 오후 8시만 되면 감미로운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10여명의분당클라리넷 동호회회원들이 부는 클라리넷연주 소리다.

클라리넷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모였어요

클라리넷은 사람의 음성과 가장 닮은 소리를 낸다. 그런가 하면 낮은 음부터 높은 음까지 넓은 음역대를 커버해 어떤 형식의 악단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려 화음을 맞춘다. 모차르트가 생애 마지막 무렵 사랑했던 악기기도 하다. 그는 죽기 2개월 전 마지막으로클라리넷 협주곡을 남겼다.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 사람들은 이 악기의 매력에 빠져 클라리넷 전도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2007년 처음 만들어진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는 처음 악기를 접하는 40대부터, 동호회가 생겼을 때부터 함께해온 60대까지의 단원들로 구성돼있다. 시작 할 때는 연주법이 비슷한 색소폰과의 연합 동호회였다. 그러다 2009년부터우리만의 연주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이들만 따로 모이게 됐다. 하지만 지금도 색소폰 동호회와 는 매월 마지막 주에 모여 함께 연주회를 연다. 이때는 잘 한 부분에 대해서는 두 배의 칭찬이, 아쉬운 부분에서는 두 배의 격려가 이어진다.

매달 이들이 연주회를 가질 수 있었던 데는 동호회 전용 연습실의 역할이 컸다. 연습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문이 활짝 열려있다. 민을규(52·분당구 서현동)씨는평소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싶단 생각은 있었지만 어떻게 배워야 할 지 몰랐었다동호회 소식이 실린 한 소식지를 보고 함께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동호회라 모이는 사람들은 음악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만 가지고 온다. “그래서 연습시간은 늘 즐겁고 기다려지는 시간이다라는 게 민씨의 설명이다.

음역대 넓은 클라리넷, 어느 합주에나 어울려

영화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보다 OST로 나온 클라리넷 협주곡에 반해 클라리넷을 배우게 됐다는 김학구(56·서초구 반포동)씨는 뭐니뭐니해도 클라리넷의 매력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색이라고 말한다. 더욱이 마음이 잘 맞는 동호회 사람들과의 만남도 즐겁다. 그래서 김씨는 매주 월요일마다 빼놓지 않고 분당으로 내려와 동호회 연습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소리에 반해 일단 가장 비싼 악기부터 사고 말았다클라리넷을 연주하노라면 안정적인 음으로 인해 감정까지 차분하게 정돈되곤 한다고 말했다.
김형재(47·용인시 보정동)씨 역시클라리넷 소리를 듣다 보면 꼭 오랜만에 첫사랑을 다시 만난 듯한 느낌이 든다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고 클라리넷의 매력을 자랑했다.

 

이들에게는 연주 자체의 즐거움 외에 또 다른 기쁨이 있다. 이들 동호회원들을 더욱 신나게 만들어주는 원동력, 봉사활동이다.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는 ‘1004 지역사회봉사단내 문화·예술봉사단에 소속돼 크고 작은 문화 행사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 1004지역사회봉사단에는 여러 봉사동아리들이 속해있는데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요청이 있을 때 가장 적합한 성격의 동아리가 봉사활동에 나서게 된다.

연주 봉사활동에 자주 나서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도 많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연평도 포격 당시 송파 여성회관에서 있었던 연주회는 잊혀지지 않는다. 조순필(54·분당구 정자동)씨는한참 연주 중에 사람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잠시 후 연평도 포격 사건이 벌어진 걸 알았고, 희생된 장병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이어지는 연주에서는 더 정성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최근엔 병원과 노인 시설을 방문해 음악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2일에는 서울성모병원 정신과병동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주회를 가졌다. 내년에는 봉사활동을 늘릴 계획이다. 김영중(47·분당구 정자동)씨는내년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지역 독거노인이나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주 봉사 활동을 할 예정이라며음악으로 이들을 보듬고싶다고 전했다.

<이보람 기자 boram85@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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