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1/12/14 02:35

 

안녕하세요.저희 아이가 (20074월생) 언어발달이 많이 지연되고 (2년 정도 지연) 발음이 좋지 않아 청각의 문제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며칠 전에 뇌간유발반응검사를 했습니다~

두 단어 연결하여 생활에 필요한 일상적인대화는 가능하고, 노래도 따라 부르고 작은 소리나 엄마 아빠 방귀소리도 듣고 해서청각에는 크게 문제 없을 줄 알았습니다~

(물주세요,안아주세요,아빠하고 엄마하고 같이 슈퍼가요..단어는 200단어이상 알고 있고, 노래는 곰세마리.작은별,나비야 등 5곡 정도는 음은 정확히 알고 가사는 정확하지 않지만 따라 부를려고 하구요~)

그런데.. 검사 결과가
고주파,저주파 모두(ABR,ASSR검사) 110~120dB로 나와 현재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노래를 따라 부른 건 최근 2달 정도 됐구요..
들리지 않는데 그동안 어떻게 말을 하고 노래를 불렀을까요~
언어치료를 해서 입모양을 보고 그렇게 터득한걸까요..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다시 다른 검사를 해야 되는걸까요~
청력이 좋지 않아 언어발달지연이 되었다는 점은 인정을 하겠지만..
전혀 들리지가 않았다고 하니 혹여 검사상 어떤 오류가 있지는 않았을까..하는 맘에 여쭤 봅니다~

처음 수면유도제를 먹고 잠이 들지 않아 추가로 한 번 더 먹었구요~
이것 때문은 아닐꺼라 생각 하지만..70~80dB 정도면 어는 정도 수긍을 하겠지만..
그동안 전혀 들리지 않았다고 하니.. 아이에게 너무도 미안한 마음에 잠이 오질 않습니다~
벨소리나 초인종 소리는 못 듣는 것 같구요..
결론은 인공와우 수술하는 방법 밖에 없을지라도...
그동안 아이에 상태에 대해서 알고 싶은데...
어떤 검사를 하면 좋을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청능사(audiologist) 김형재입니다.

 

자녀분께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의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시고, 지금 그 누구보다 속상하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백 마디 말로 위로 해드리기보다는 한 가지라도 도움을 드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저도 며칠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말씀해 주신 내용으로 보면 아동의 연령은 만 47개월이고, 부정확한 발음과 2년 정도의 언어발달 지체를 보여 객관적인 검사(ABR, ASSR)를 실시하였더니 양이 청력수준이 110-120dB로 평가되었습니다. 먼저, 주변 소리의 주파수 및 강도를 알아두시면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110-120dB의 청력손실이 있을 경우 공사장의 해머소리, 록밴드 사운드, 제트기 소리 등을 겨우겨우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뇌간유발반응검사(ABR)의 경우에는 검사 자극음이 고주파수영역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저음역의 청력손실이 고음역보다 경미한 경우에는 실제 검사 결과보다 평균청력손실 정도가 낮을 수 있으나 ASSR의 경우에는 주파수별 특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청력손실정도를 예측할 수가 있습니다.

 

우선 자녀분께서 받은 객관적인 검사(특수검사; ABR, ASSR)는 위난청(거짓난청) 진단 또는 청각장애 진단에서도 실시하는 검사로, 보통 자녀분의 연령 정도에서는 검사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행동을 관찰하신 내용을 보면 두 단어를 조합해서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고, 가사는 정확하지 않지만 음을 맞춰 노래를 부른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대부분의 주파수에 110dB 이상의 청력손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장구 없이 음을 짚어가며 노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선천적 난청(출생 전 또는 언어발달 전)의 경우 110dB 이상의 난청이 있으면 일반적인 소리(말소리, 환경음)를 듣기 어렵기 때문에 발성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정황으로 비춰 봤을 때 객관적인 검사라고 할지라도 검사상의 오류를 간과할 수는 없다고 생각되어 적절한 기회에 재검사를 받아 보시는 것도 좋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또한, 생활연령 5-6(4-5)의 경우에는 주관적검사(유희청력검사, 순음청력검사 등)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물론, 객관적인 검사(특수검사)의 재검사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리고, 주관적인 검사가 실제 청력손실 정도, 형태, 유형 등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가까운 청능재활 전문 이비인후과나 난청센터에서 주관적 청력검사도 받아보시기를 바랍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보청기를 적합하시고 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신뢰도가 안정이 되어 가면 세부적으로 보청기 소리적합(휘팅, fitting)을 지속적으로 해주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능재활의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인공와우도 고려하여 청능-언어재활을 제공해 주는 것이 자녀분에게 가장 우선적인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 많이 당황스럽고 낙담하실 수 있지만, 저는 부모님께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시는 만큼 자녀분도 더 눈부시게 빛나게 됨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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