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2011/3/17 16:00

안녕하세요.

어쩌다 유모세포라는 단어가 띄어서 이곳까지 들어오게 되었네요.

어렸을 때 감기가 심하고 열이 많이 나서 엄마가 병원에 자주 데려가긴 했지만

지금으로부터 28년 전 일이라 그때 당시만 해도 엄마가 저를 업고 매일병원 가시는게

버거웠나봐요. 그리고 의학발달도 잘 안된터라 귀에서 고름도 자주 나왔다고 합니다.

좀 괜찮다 싶어져서 엄마가 병원도 가끔씩만 데려가셨구요.

그래서 유치원때 까지는 아주 밝게 생활했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기 시작하면서

저는 잘 느끼지 못 하겠지만 친구들이 저를 불렀는데 대답을 안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엄마랑 겨울방학 때쯤에 병원 갔는데 지방이라 확실한 결과를 모르겠으니

강남 성모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더군요.

그때 상황은 저도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치료방법이 없다고 하신거 같아요.

의사선생님께서 그래서 보청기에 의존해야하신다고

그래서 중학교 고등학교 보청기를 사용하고 일반학교에 다니긴 했는데 여간 쉬운게 아니였어요. 친구들한테 떳떳하게 말하고 다닌 것도 아니였고 그냥 피해 다니면서 숨기고 보청기를 해도 소리는 크게 들리나 정확한 발음 소리가 들리지 않아 무척 힘들었어요.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으나 원래 엄마한테도 내색을 잘 안하는 편이라 그냥 그렇게 놀림도 받았지만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도 잘 안 들려서 답답했지만 그냥 다닐 때로 다녔습니다.

보청기도 이젠 싫다. 아무 효과가 없어서 쳐 박아놓고 근데 날이 갈이수록 귀는 점점 심해지는거 같았어요. 더 안 들리는거 같고 그러다 졸업을 하고 공장생활을 조금하면서 인터넷검색을 하다가 청각전문센터가 있다고 해서 또 다시 엄마랑 서울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많이 망가진 상태고 세포가 손상 되서 수술도 안된다네요. 인공와우라는 것이 있었지만

아예 세포가 다 죽은건 아니니 또 보청기에 의존하시라기에 또 한번 전 시무룩했습니다. 보청기가 답답하기도 하지만 전 껴도 잘 못 듣겠더라고요

소리만 크지 정확한 발음은 물론 제가 노력을 안 해서 그렇지만

그냥그땐 너무 멋 부리고 예민할때라 다 싫었던거 같아요.

그러던 어느날 줄기세포인가 청각장애인에 대해서 찾으니 뜨더라고요.

아 정말 이젠 포기하고 싶더라고요. 나이가 들면서 늘어나는건 한숨뿐 정말 미래가 보이지 않았어요.진작에 가족들이 많이 상의 좀해서 청각장애학교를 다닐껄 그럼 내가 내 스스로를 더 잘 알고

더 노력했을 텐데. 지금 주변에 그렇게 저와 다 다른 사람들만 있으니깐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주변 사람이 저를 답답해하는데 전 얼마나 더 답답하겠습니까?

근데 오늘한번 유모세포라는 글을 뜬 이후로 자신감을 가져 보려구요.

~나한테도 희망은 있구나. 정말정말 과학님들 청각에 대해 많이 연구하시는 분들

전 이 세상에서 젤로 존경하고 고맙습니다.

하지만 언제쯤 얼마나 더 긴 시간이 지나야 모든 사람들이 다 맑은음성을

들을 날이 오는 건지는 참 궁금하네요.

이런 소식에 반갑긴 하지만 빨라도 10년 이상 이라니 좀 늦게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도 하네요.

앞으로 청각장애인을 위해 많은 노력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청능사(Audiologist) 김형재입니다.

 

보내주신 내용에서 난청으로 인한 마음고생과 보청기에 대한 실패 그리고 두려움을 충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보청기의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여 예전의 보청기와는 다른 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보청기의 선택과 적합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청능평가입니다. 청능평가의 결과를 바탕으로 보청기의 선택, 적합(fitting), 청능훈련(auditiory training) 등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에서처럼 청능평가는 기본적으로 달팽이관의 감지 능력을 알아보기 위하여 순음청력평가(PTA, pure tone audiometry), 쾌적역치평가(MCL, most comfortable level), 불쾌역치평가(UCL, uncomfortable level), 어음인지역치평가(SRT, speech recognition threshold), 역동범위평가(DR, dynamic range)를 실시하며, 변별하는 능력을 담당하는 청신경(auditory nerve)을 평가하기 위하여 단어인지도평가(WRS, word recognition score), 문장인지도평가(SRS, sentence recognition score)등의 청능평가를 실시합니다.

정확한 청능평가 결과는 청능재활(auditory rehabilitation)에 있어서 첫 번째 과정이며, 청능재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모든 분야가 발전하듯 보청기 기술 역시 2002년 후반부터 본격적인 디지털 방식의 보청기로 발전하였습니다. 단순히 소리를 증폭해주는 역할이 아니라 각각의 청력평가 결과에 맞게 소리를 적합(fitting)할 뿐만 아니라 주변 소음(background noise)을 감소시키는 기술력, 주파수(frequency)의 분기점을 세밀히 나눠서 소리 및 어음의 감지, 변별에 도움이 되도록 해줍니다.

 

 

 

청각장애(hearing impairment)를 동반한 사람은 언어의 발화에도 문제가 올 수 있습니다. 발성에서는 불충분한 성대 내전 작용의 발생으로 인하여 기식음(aspirated sound)이 발성되며 높은 음도를 동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족한 어음의 감지로 인하여 어음 발화에 있어서는 자음의 생략 등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청각장애를 동반한 사람은 보청기 적합(fitting) 후 적절한 청능훈련 및 언어치료(speech therapy)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각장애와 보청기에 대한 두려움이 많으신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꼼꼼하고 정확한 청능재활 계획을 세우시어 다시 한 번 청능재활(auditory rehabilitation) 및 언어치료(speech therapy)를 실시하였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궁금하신 사항 또는 도움이 필요하시면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든지 도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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