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7일 저녁 조선일보에서 저의 유일한 취미 모임인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에 취재를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3월 15일 아침 조선일보에 취재한 기사가 큼직하게 눈에 띄어서 포스팅해봅니다.

인터뷰 당시 인공와우 아동들로 구성된 클라리넷 모임에 대해서도 열변을 토했는데 그 부분은 기사화되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만, 전체적으로 기사로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클라리넷에 관심이 많으신 중장년층 회원님들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분당 정자동 연습실에 놀러 오십시요. 대환영 합니다. ^^   
                                                                                               -청능사 김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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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가요? 환상의 연주 들으러 오세요

몇 년 전부터 자녀를 키우는 주부들 사이에선 원목 장난감이 큰 인기다. 금속이나 플라스틱보다 나무를 만지는 게 아이들 정서에 좋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어른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목관 악기 특유의 따뜻한 촉감과 소리가 좋아 함께 연주하기 시작했다는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 회원들. 연습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는 다감한 모습들이 본인들의 악기 소리를 쏙 빼닮았다. 

■순수한 아마추어 클라리넷 동호회

 


목관 악기로 이웃에게 행복을 전하는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 회원들. 뒷줄 왼쪽부터 시 계방향으로 김형재, 민을규, 김학구, 이조옥, 김영중, 조순필, 여영애, 박정희, 이옥기씨.


관현악단이나 오케스트라가 아닌 모임에서 클라리넷을 따로 만나니 그 느낌이 새롭다. 분당구 정자동 주택단지 안에 자리 잡은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 연습실(분당구 정자동 141-15번지 지하 1층). 청아한 소리만이 가득 찬 그곳엔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이 모여 앉아 연습 삼매경에 빠져 있다.

"대부분이 직장인들이고 다들 바쁘기 때문에 월요일 오후 7시에 만난다"고 소개하는 지휘자 김영중(분당구 정자동)씨는 동호회를 처음 결성한 장본인으로 회원들의 연주 지도를 담당하고 있다. "저를 제외하고 회원 중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심지어 다른 악기를 전공한 사람도 없죠. 그저 평소에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초보자도 대환영이에요."

대학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하고 '연주나라'라는 악기 교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던 김영중씨가 처음 동호회를 결성한 건 2007년. 초반엔 연주법이 비슷한 클라리넷과 색소폰을 여럿이 함께 연주하다가 2009년 9월 즈음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이들만 따로 독립시켜 정식 팀을 꾸리게 됐단다.

동호회 활동을 하기 전에 수년간 개인 레슨을 받았다는 회원 조순필(54·분당구 정자동)씨는 "아무래도 늦게 시작한 악기다 보니 혼자선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았는데 여럿이 같이 연주하니 더 재미있고 동기부여가 제대로 된다"고 설명한다. 현재 회원 수는 총 9명으로 40대부터 6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연습실이 365일 24시간 내내 회원들에게 개방된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맘 편히 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나날이 실력이 일취월장되고 있다는 게 회원들의 이구동성이다.

 


다음달부터 시작될 지역 문화 행사에서 연주를 하기 위해
연습에 매진 중인분당 클라리넷 동호회 회원들.


■복식 호흡의 생활화로 '연주'와 '건강' 두 마리 토끼 잡아

"클라리넷이 악기 중에서 음역이 가장 넓대요. 그만큼 하나의 악기를 통해 다양한 소리를 표현할 수 있죠. 생각보다 쉽진 않지만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인 악기랍니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배경음악으로 흐르던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에 반해 악기를 잡게 됐다는 김학구(56·서초구 반포동)씨는 "물론 독주도 좋지만 소프라노, 알토, 베이스로 나누어 함께 소리를 내면 그야말로 예술"이라고 추켜세운다. 매주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연습실로 달려오는 이유도 다 그 때문이란다.

클라리넷의 소리가 정신 건강에 좋다면 클라리넷의 연주법은 육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바른 자세로 앉아 복식호흡을 해야만 좋은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 클라리넷을 배우기 시작한 후 자타공인 '피부 미남'으로 거듭났다는 회원 김형재(46·분당구 구미동)씨는 "복식호흡을 생활화하니 기관지랑 폐 쪽 기능이 월등히 향상됐다"고 말문을 연다. "등산 30분 하는 것보다 클라리넷 연주 10분 하는 게 에너지 소모량이 더 크대요. 평소 따로 운동할 시간도 없었는데, 연주도 하고 운동 효과까지 누릴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죠. 덕분에 뱃살 걱정은 아예 사라졌답니다." 남자 회원들의 경우는 회식이나 약속보다 연습에 더 매진하다 보니 집 안 분위기도 훨씬 화기애애해졌다고 전한다.

■정기 연주회, 연주 봉사 등 통해 클라리넷의 대중화에 앞장서

해마다 다양한 연주회와 봉사활동을 통해 클라리넷의 대중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 회원들. 매달 마지막 주에 '작은 음악회'를 열어 서로의 실력을 체크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정기 연주회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이천 문화 축제' 등 크고 작은 지역 문화행사에 참가하고 '1004 지역 봉사단'으로 등록해 노인복지회관, 청소년 쉼터 등으로 연주 봉사를 다니는 것도 회원들의 몫이다. 여름마다 친목 도모와 훈련을 겸비한 합주 캠프도 떠나고 있다. "클라리넷은 주로 전공자들이 연주하는 악기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는 회장 민을규(52·용인시 공세동)씨는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는 클라리넷으로 클래식은 물론이고 성가, 대중가요 심지어는 트로트까지 모두 연주해내는 유일한 모임일 것"이라고 자신한다.

악기는 난생처음 배운다는 주부 이옥기(56·성남시 금광2동)씨는 "클라리넷을 가장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아보라"고 당부한다. 문의 분당 클라리넷 동호회 카페(cafe.daum.net/clalovebd)


글=이승연 객원 기자ㅣ사진=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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