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맘 2010/08/10 23:27

안녕하세요. 이제 5개월 막 접어든 여자아기 엄마입니다.
태어나서 산부인과에서
선별검사후 양쪽귀가 다 리퍼를 받아 한달뒤
서울대학병원에가서 재검을 받았습니다.
그때
왼쪽귀는 안들리고 오른쪽귀는 60데시벨정도라고 하더군요.

계속 검사를 받아봐야한다고해서
백일 좀 지나서 다시 검사를 받아보니
양쪽 다 55데시벨이라고 합니다. 서울대 청각검사실 선생님이 이런 경우는 거의 못 보셨다고 하면서도 이정도면 보청기 착용을 하라고 하던데요..

사실 좀 의아한 부분이..
울 아가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데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큰소리에 놀라 울기도하고 스피커에 노래를 틀어주면 소리나는 방향으로 가려고 꿈틀대기도하고 재울때 제가 나즈막히 노래를 불러주다 멈추면 귀신같이 알고 더 부르라고 때를 쓰기도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보청기를 착용해야하는지.. 검사할때마다 수면제 먹여가면서 검사하는것도
못할짓이구요.. 또
여자아이라 평생 보청기를 끼우고 살아야하는것도 상처가 될까봐 두렵습니다.
사람말소리가 50데시벨 정도라고 하던데요.. 그럼 말소리는 들을 수 있는게 아닌지..
그래도 보청기는 착용을 해야만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아..한가지 더 여쭤보는걸 깜빡했네요..
서울대 병원에서 처음엔 왼쪽귀 불능 두번째 검사때는 55데시벨 그리고
다른 병원에서 한번 더 검사를 받았을땐 왼쪽 75 오른쪽 60데시벨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의사선생님들 말씀으로는 아주 객관적인 검사다. 검사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하시는데
검사할 때마다 다른 결과 값이 나오니..검사 자체에 의구심이 듭니다.
블로그에 올려주신 개월수 별 소리 행동반응 내용을 보아서도 전혀 난청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은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보려고 했습니다.)
엎드려 있을 때 양쪽귀에 딸랑이(잔잔한 소리의 딸랑이)를 흔들어 주면 흔드는 방향대로 쳐다보기도 하고 잘 때 귀에 핸드폰 버튼소리를 들려주면 꿈틀거리기도 하고 그럽니다.
사실 소리반응이 이정도인데.. 보청기를 끼워 줘야하는 건지..
행동반응이 객관적인건 아니지만..검사결과가 들쭉 날쭉이니 사실 믿고 싶지 않은 마음도큽니다.
괜히 잘 들리는 아가인데 보청기를 끼워주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주절주절 이야기가 많았네요. 요점은 소리반응이 있는 아기에게 보청기를 끼워주는게 맞는 것인지, 잘 들리는데
보청기를 끼었을 경우 부작용은 없는지 알고싶습니다.

또한 블로그에 올려주시는 많은 자료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안녕하세요? 지안어머님!

귀여운 따님의 청각건강을 생각하시면 밤잠을 못이룰 고통이란 것 잘압니다.

그리고 지안어머님의 글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저도 ‘긍정적인 사고’를 지향하고 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지안에게 중요한 것은 ‘정확한 청능평가’일거라 생각합니다.

5개월 아동의 난청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방법은 사실상 쉽지는 않습니다.

물론 현대전자기술의 발달로 ABR 등 특수청각검사로 과거에 비해 보다 정확한 검사는 됩니다만, 사람의 오감 중 하나인 청각을 일반인의 기준에 빗대어 얼마나 듣고 못듣고를 말 못하는 아이에게 검사하기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선 대학병원에서 수년간 특수청각검사를 실시한 전문가분의 의견에 의하면 18개월 이전의 유소아동은 뇌의 성숙도가 낮아 특수청각검사에서의 반응의 신뢰도는 떨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선별검사는 대부분 30~40dB로 시행하는 데 40dB를 넘어가게 되면 거의 80%는 난청일 가능성이 높고, 다만 수치의 변동이 있는 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뇌의 성장과정에서 기인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극심한 변동은 장비나 아니면 머리에 부착하는 센스의 오류에서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ㅜㅜ)

따라서 보다 정확한 검사는 18개월 이후의 특수 청각검사로 판단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수청각검사 ABR에서 60dB정도 나오면 아동의 경우 순음청력검사에서는 50~55dB정도가 된다고 보시면 되는데 참고로 미국의 경우 30dB만 되어도 수업을 지장을 받는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어를 학습한 성인의 경우도 이 정도가 되면 언어생활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질문 내용 중에 지안이가 생활 속에서 소리에 대한 반응을 하는 데 난청을 이해 못한다고 하셨는데 이는 약간의 설명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생활 속의 소리는 여러 가지 주파수가 합쳐진 ‘복합주파수’입니다. ABR은 장비마다 약간의 특성은 있습니다만, 대부분이 2000Hz이상의 고주파 특성을 검사하게 되는 데 지안이가 저주파음을 듣는데 문제가 없으면 ABR에서는 난청으로 나와도 생활 음은 들을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혹시 예전의 음향기기에서 이퀄라이저라는 장치를 떠 올려보실 수 있겠습니까?

특정음악을 감상 하실 때 특정 주파수를 내려도 음악은 이상하게(=왜곡) 되지만 소리는 들리거든요. 즉, 딸랑이의 맑은 ‘딸랑’음이 둔탁한 ‘탕당’으로 들릴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안이가 반응할 수도 있구요.

그래서 앞의 유소아 난청 어머님의 글에서도 주파수별 검사를 하시는 것이 정확하다고 소견을 피력했는데 아직 어린 지안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지안어머님께서 소리에 대해 약간만 연구하시고 소리의 종류에 따른 지안의 반응을 모니터링하시어 일기를 써 보시면 추후 청능재활에 아주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럼 지금 당장의 어머님의 대응법은 어떤 것이 좋을까요?


우선 아이가 깜짝 놀라지 않을 만큼 목소리의 크기를 높여서 말을 하고 주위의 오디오와 비디오 등의 소리를 크게 설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파수별 검사가 가능하지 않으면 보청기도 한계는 있습니다만, 지안어머님께서 생활 속에서 지안이가 잘 듣는 소리, 놓치는 소리, 너무 커서 깜짝 놀라는 소리 등을 잘 메모하시면 보청기로도 충분히 휘팅(fitting)하여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유소아 난청의 청능재활에 있어서 효과는 저는 어머님의 관심과 인내 속에서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보청기 착용에 대한 걱정은 이렇게 정리해드리고 싶습니다.

보청기로 난청재활이 되는 게 얼마나 행복한 지를 알아주셨음 합니다. 정말 인공와우로도 재활이 원활하지 않는 경우도 많거든요.

물론 귀여운 따님이 보청기를 착용하는 모습을 상상하시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편치 않으시겠습니다만, 장애를 인정하는 단계를 잘 넘기시면 오히려 더 멋진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의 대답에 부족한 부분은 <유소아 난청> 카테고리를 좀 더 숙독해주시면 더 많은 도움이 되시리라 확신합니다.


지안이와 부모님의 얼굴에 화사한 웃음을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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