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이맘
안녕하세요. 이것저것 찾다가 너무 좋은 분을 알게된 것같아 감사하네요.
저희 아이는 40개월 남자아이인데 희귀병으로 인해 당이 몸에서 축적되어 배출이 안되는 병을 앓고있습니다. 온몸에 당이 쌓이다보니 귀까지 나빠져버렸습니다. 자연스레 언어 인지가 떨어집니다. 아니 제 말뜻을 알아듣기나 하는지 조차도 모르겠습니다.
희귀병이지만 다행이도 효소치료제가 개발되어 주사제를 맞고 있지만 별 차도는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귀는 오히려 더 나빠졌습니다. 병원서 청력검사시에 수치가 105/95db라고했습니다.
의사는 여태 우리아이들(mps)을 치료해봤지만 어리기도 한데다가 너무 청력이 심하게 손상되어 보청기도 필요없다고했습니다. 언어를 배울 단계가 아니라시면서...

그럼,이 어린아이를 이대로 방치해야하나요?
청각장애쪽으로는 아무것도 몰라서 이렇게 문의드립니다.
도대체 어떻게 치료를 해줘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리 너무나도 친절한 답변에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2010/04/14 00:25


방명록에 게시된 질문에 대한 답변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건이어머님!

저의 답변이 늦었습니다.
사실 현재 미국청각학회 참석차 샌디에고에 와 있습니다.
그 동안 여의치않는 현지 인터넷 사정으로 오늘에서야 접속하게 되었고 출장결과를 블로깅하러 왔다가 건이 어머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우선 아드님의 난청으로 상하신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비인후과에서 평가한 건이 청력 95-105데시벨(dB)이라는 심도난청은 아마도 내이(달팽이관)의 기능저하에 의한 것으로 의학적으로 판단되었을 거라고 추정해봅니다. 즉, 감각성난청이라는 결론을 내려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건이 어머님의 말씀대로 언어인지력이 발달이 느려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고해서 ‘보청기의 효과가 없다’라는 판단(결정?)은 제 생각에는 아드님에게 최선의 선택이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에겐 언어가 아니더라도 소리는 듣게 하는 것 자체도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언어는 처음부터 언어가 아닌 소리로 인식되었을 것입니다.

꼭 제가 현재 미국에 와서 겪는 미국 언어의 이해가 힘들다고 해서 귀를 완전히 막아버린다면 무슨 발전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아동의 인지능력은 소리만으로도 많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어를 배우는 단계가 정해져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조기학습의 효과는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단순한 예로 제가 영어를 처음 접했던 중1때의 교과서는 아마도 지금의 초등학생이 보면 웃을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언어의 기초가 되는 소리는 이미 태아에서부터 듣는다고 보았을 때 지금이라도 고출력보청기를 하시어 청능재활을 하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40개월의 소아 경우 정확한 청능평가가 어렵고 보청기 착용 후의 휘팅(소리조정)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여기 미국청각학회에서도 청각장애를 가진 청능사(audiologist)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감각신경성 난청이었는데 유창한 언어능력을 보고 놀라웠습니다.

절대 아드님을 ‘방치’하시지 마시고 아드님이 어느 종류의 소리에서 반응하는지, 어느 정도의 크기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 꼼꼼하게 관찰하시고 메모하시어 이비인후과 전문의나 청각전문가와 상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유소아 난청 부모님께 한결같이 드리는 대답입니다만, 아드님의 청능재활은 어머님이 직접 하신다는 생각으로 단단히 각오하시고 배우면서 모르시는 것은 의사에게 질문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검사결과는 항상 복사본을 받아두시어 파일링하시길 바랍니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보다 저는 김연아 선수의 어머님을 더 존경합니다.

우리 난청아동의 부모님도 그러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김형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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