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에 게시된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청능사(audiologist) 김형재-

애기 2010/04/07 16:42

저희 아기가 이제 128일 되었어요..
딸랑이 같은 것에 반응이 없어 보여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되었네요.


121일때 영유아 검사를 했는데 그때 소아과 선생님께 문의를 했는데 선생님이 손으로 아가 귀 옆에 대고 소리를 냈는데 애기가 반응이 없었구요.. 선생님이 보통은 다들 돌아보는데 안본다구 하면서 정밀 검사를 해 보라고 하네요..

그래서 대학병원에 예약은 해 두었는데...
난청검사를 하면 수면제를 먹고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걱정도 되고...
저희 아기가
냄비 떨어뜨리는 소리... 아빠가 앉고 있다가 조금 큰 소리를 냈더니 놀래구요..
제가 안아서 젖을 먹이는 중에 아빠를 불렀는데 깜짝 깜짝 놀라는 것 같이 그러다구요..
이런 것을 보면 듣는 것 같기도 한데요..
딸랑이 같은거라던지...귀 옆에서 소리를 내고, 불러도 보고 박수도 치고 해 봐도..
영 안 돌아 보네요....아직 장난감을 가지러 손을 뻗지도 않거든요..

수면제를 먹고 검사를 해도 되는 것인지..? 혹시 만약 청력이 문제가 있어 수술을 한다면 차후에 괜찮은 건지 그것도 걱정이구요



안녕하세요? 

어제 아내의 옛 직장 동료분이 신생아를 출산하여 산부인과를 방문하였습니다.

정말 갓난아이를 오랜만에 보아서인지 너무도 귀엽고 신비롭더군요.


질문자님의 자제분(따님? 아드님?)도 이제 갓 100일을 지났기에 여전히 신생아에게서 느낄 수 있는 생명의 위대함과 풋풋함을 느끼고 계시리라 봅니다.


그런데 ‘딸랑이’ 소리에 대한 반응이 없으셔서 걱정을 많이 하시고 계시는데, 우선 별일 없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 드리겠습니다.


답변을 드리기 전에 아기가 목가누기가 된다는 전제를 하고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영유아의 소리에 대한 반응은 ‘눈 깜박임’이나 ‘고개 돌리기’ 등으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목가누기가 아직 안된다면 아이가 평온한 상태일 때 귀 옆에 손바닥을 쳤을 때 눈 깜박임이 있는 지 관찰하시거나 다양한 악기의 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얼굴 표정으로 소리의 감지에 대한 가늠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질문해 주신 병원에서의
수면제 투약 후의 검사는 일종의 특수청각검사로서 객관적 청력검사로도 불리웁니다. 이는 자기 표현력이 부족한 영유아의 경우 청능상태를 평가하는 것으로서 수면제 또는 안정제를 투약한 상태에서 시행하게 됩니다. 별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난청을 위한 수술 후의 예후는 현재의 청력상태, 난청의 원인 등에 따라 다양하기에 뭐라고 섣불리 판단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비인후과에서 시행하는 이과학적 수술은 크게 난청의 원인이 전음성 난청인지, 감각성 난청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전자는 외이도를 포함한 고막이나 이소골의 기능 이상시 시행하는 수술법이고, 후자는 달팽이관 기능 저하시 시행하는 수술법(인공와우 이식술)으로서 어떤 경우든 수술만큼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따라서 청능재활에 있어서 의료진들과 긴밀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난청 의심 영유아(소아 포함) 부모님께 항상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소리는 유형이 아닌 무형이고 선천적으로 난청이 있는 경우 학습(경험)이 안 되어 있어 아동의 청력검사 시에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부모님께서 여러 가지 소리 들려주면서 관찰이 필요한데, 이때 소리의 종류, 소리의 크기(정상 청력자인 보호자의 기준에 따라서 대, 중, 소를 표시), 좌우측 방향 등의 기록을 하시어 청력검사하시는 청능사(청각사), 언어치료사를 포함한 이비인후과 전문의 분과도 긴밀한 소통을 하시어 꾸준하고도 체계적인 청능재활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의 어떠한 청력검사이든지간에 꼭 그 청력검사 결과서의 사본을 받아 별도의 파일에 정리해 두시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이비인후과 의사를 포함한 청각 전문가를 만나면 항상 공부하시는 자세로 끈질기게 질문하시어 아이의 청력상태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시길 바랍니다.

(※제 아이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저 만큼 관심 주는 사람은 없더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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