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자꾸 묻는 부모님… 보청기 해드릴까
70대 노인 절반 `안 들린다` 호소
가족 대화서 소외 우울증 부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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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70)씨는 요즘 지하철 타기가 겁난다. 신촌역과 시청역을 구분하지 못해 잘못 내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 인천 1호선 ‘갈산’역과 ‘간석’역도 헷갈린다. 지난번엔 성북행 열차가 들어온다는 방송을 ‘성폭행’ 열차로 들어 깜짝 놀랐다. 청력은 30세 이후 조금씩 떨어져 60세 이상이 되면 3명 중 1명, 75세 이상에선 절반이 난청으로 고생한다. 노인성 난청은 의사소통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정서적인 문제도 야기한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소외감과 이로 인한 우울증까지 불러오는 것이다.

 ◆며느리 말 안 들리고, 자음 구분 어려워=소리는 세기(db)와 주파수(Hz)로 구분한다. 난청이 생기면 고주파 소리부터 잘 들리지 않는다. 가는 귀(새소리, 팬 같은 공조기 돌아가는 소리 등)가 먹다가 여자 목소리같이 주파수가 높은 소리가 헷갈린다. ‘성북행’이 ‘성폭행’으로, ‘갈산역’과 ‘간석역’이 혼동되는 것은 자음이 모음보다 고음이기 때문이다.

 노인성 난청과 함께 한쪽 또는 양쪽 귀가 울리거나 ‘우르릉’ 또는 ‘쉿쉿’ 하는 이명이 생길 때도 있다.

 노인성 난청의 원인은 노화로 인한 퇴행이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함께 과거 교통소음이나 기계음, 시끄러운 음악에 오래 노출됐던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귀에 분포된 혈관에 문제가 생겨도 난청이 생길 수 있다. 아스피린이나 아미노글라코사이드 계통의 항생제, 또는 이뇨제 등이 원인이 된다. 특히 남자가 여자보다 많다. 흡연이나 음주, 고지혈증이 청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확한 청력검사 우선=한번 떨어진 청력은 회복할 수 없다. 달팽이관의 유모세포가 한번 망가지면 정상으로 돌아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청기 구입은 필수다. 우리나라 보청기 착용 인구는 7만 명에 머문다. 65세 이상 337만 명 가운데 40%인 130만 명이 난청인 사실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수치다. 보청기 착용자를 마치 ‘장애’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양이(兩耳)보청기 비율은 10% 미만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80%에 달한다.

 문제는 전문의의 처방 없이 보청기를 구매해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대한 것과 달리 잘 들리지 않거나 ‘삐~’하는 잡음이 들려 불편을 호소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전문의 처방 없이 보청기를 구매할 수가 없다.

 보청기를 제대로 구입하려면 귀 전문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난청의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어떤 주파수가 안 들리는지를 밝혀야 하기 때문. 난청자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의 수준(청력 역치, HTL), 또 가장 편안하게 들리는 소리의 수준(쾌적수준, MCL), 불쾌하게 들리는 소리의 수준(UCL)과 이에 따른 주파수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막 검사·순음 청력검사·임피던스 청력검사·어음 청력검사·측두골 단층 촬영(CT)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이렇게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나와야 치료 방침이 결정된다.

 ◆보청기 선택은 어떻게=진단 결과 외이도염ㆍ고막손상ㆍ급만성 중이염ㆍ이 경화증 등 외이 및 내이 질환으로 인한 전음성(소리를 전달하는 과정에 생긴 문제) 난청 환자엔 수술을 권한다.

 하지만 감각신경성 난청엔 디지털형 보청기를 양쪽 귀에 착용하는 게 원칙이다. 아날로그형은 소리만 증폭시키는 데 반해, 디지털형은 주파수별로 필요한 음만을 증폭하는 다채널 시스템을 지원한다. 안 들리는 주파수가 각기 다르므로 다양한 소리를 잘게 나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양이 보청기를 착용해야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다. 한쪽 귀로는 3m정도 떨어진 소리를 겨우 듣지만 두 귀를 사용하면 12m 거리의 소리도 들으면서, 듣기 범위도 180도에서 360도로 두 배 넓어진다.

 보청기는 250만∼500만원의 고가품이므로 신중하게 선택한다. 무상수리 및 보정기간이 몇 년인지, 또 보청기를 시험 착용할 수 있는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전액 환불기간)도 꼼꼼히 알아본다.

 특히 청력은 갈수록 떨어지므로 연 1∼2회 정기적으로 청력에 맞게 주파수를 조정해야 한다. 이같은 조정을 받는 사람의 만족도(83%)는 그렇지 않은 사람(48%)보다 두배가량 높다.


전영명 소리케어네트워크 대표원장  (www.soreecare.net)

<출처 : 조인스닷컴 2007.07.08 >

Blogger Opinion : 내용중에 '전문의의 처방 없이 보청기를 구매해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대한 것과 달리 잘 들리지 않거나 ‘삐~’하는 잡음이 들려 불편을 호소한다.' 라고 하였는데, 정말 궁금한 건 전문의가 어떻게 처방을 하여야 보청기의 만족도가 높아지는가? 공개적으로 의사의 보청기 처방에 대해서 논의가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삐~'하는 잡음은 보청기 제작을 위한 본(impression)이 잘못된 경우 재제작하거나, 귀모양 변형으로 보청기가 안맞는 경우 코팅, 보청기의 휘팅으로 조절이 되는 부분으로서 전문의의 처방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선진국에서는 전문의 처방 없이 보청기를 구매할 수가 없다.'라는 내용은 어느 나라를 두고 하는 말인지? 미국의 경우는 이비인후과 의사가 보청기를 처방하지않고 청각사(audiologist)가 청력검사 및 보청기 처방, 보청기 휘팅 등의 청능재활의 전반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

기사 내용중의 양이 착용의 설명은 일반인들게서 참으로 납득하기 쉽게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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